국회 법사위는 24일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金鳳男)씨 등 증인 5명과 참고인 3명을 출석시켜 옷로비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이틀째 청문회를 열었다.연씨는 이날 호피무늬 밍크코트 배달 및 반납 시점, 신동아그룹 사건 수사관련 내용의 누설 여부 등 옷로비 의혹의 핵심 사항에 대해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 등의 전날 증언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이에 따라 옷로비 사건의 진상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청문회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증폭되는 등 부작용이 심해지는 한편 같은 사안에 대해 명백히 다른 증언을 한 주요 증인들의 위증죄 고발 등 후유증도 클 전망이다.
연씨는 증언에서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코트를 입어 본 것은 지난해 12월 19일이나 배달된 시점은 12월26일이며 올해 1월5일 운전기사를 통해 돌려줬다』면서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이 이 코트를 차 트렁크에 넣었던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연씨는 또 『올 1월2일 라스포사에 돌려주기 위해 집에서 차까지 가는 동안 잠시 손과 어깨에 걸친 뒤 차 트렁크에 집어넣은 적은 있지만 호피무늬 코트를 입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일 밍크코트가 배달됐을 가능성이 크며 연씨가 올해 1월7일 이 코트를 입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배씨 등 다른 증인의 전날 증언과 전혀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연씨가 「구입한 옷을 며칠째 확인하지 않고 방치해 두었고 남편 일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연씨는 『배씨에게 검찰의 신동아그룹 비리 수사 내용을 흘린 적이 전혀 없으며 지난해 11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안사돈의 친목모임 가입을 반대할 때도 신문 보도 수준의 언급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연씨가 지난해 11월17일 신동아그룹 수사가 연말까지 유보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배씨의 전날 증언과 전혀 다르다.
연씨는 이와함께 『배씨로부터 신동아그룹 수사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로비를 받은 일은 전혀 없으며 배씨에게 옷로비와 관련해 협박하거나 위협을 한 일도 없다』면서 배씨의 옷값 대납 요구 부분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씨는 사직동팀 수사 시작후 청와대 고위층에 대한 구명로비 여부를 추궁하는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는 고혈압 등 신병 악화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법사위는 여야 합의로 정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하는 한편 25일 정씨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즉각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법사위는 25일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 등 증인 6명과 참고인 1명에 대한 신문을 벌인 뒤 청문회를 마감한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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