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적 사건을 순한국인의 시각으로 본다면 어떤 순서가 매겨질까?도서출판 사계절은 최근 「세계사신문」 시리즈 완결을 기념, 현대리서치와 함께 벌였던 「한국인이 뽑은 지난 천 년의 세계인 베스트 10」을 발표했다. 교수 등 전문인이 아닌, 보통 한국인을 상대로 이같은 조사를 한 것은 처음.
결과, 세종대왕이 당당 1위. 세종대왕 이하 10위까지는 에디슨_링컨_노벨_아인슈타인_이순신_빌 게이츠_나폴레옹_컬럼버스_징기스칸의 순. 세종대왕에 대한 지지도는 성인 여성과 중고생에서 모두 1위였다.
또 한국인이 뽑은 「지난 천년의 세계사적 사건 베스트 10」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_제1차 세계대전_아폴로 11호 달 착륙 순으로 서열이 매겨졌다. 10위 안에 선정된 사건들 중 3위, 7위(컬럼버스의 아메리카 도착), 8위(링컨의 노예해방)가 미국에서 벌어졌던 일. 한국전쟁, 임진왜란, 3·1운동 등 국내 사건이 10대 세계사적 사건들에 포함됐다.
세계사신문편찬위원회는 『우리 국민들이 세계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자국적이라는 사실과 함께 우리의 역사의식 속에 구미중심적 사고가 지배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최갑수교수는 대학생들의 의식 추이에 주목, 『마르크스를 9위로, 빌 게이츠를 2위로 매겨놓은 것은 경제문제에 민감해져 가는 요즘 대학생들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이상의 여론조사는 6월 2∼13일 서울과 전국 6개 광역시에 사는 중·고등학생 600명,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으로 벌였던 설문의 결과다. 「세계사 신문 제3권」의 별책 부록이다.
98년 제1권(문명 개화∼십자군 전쟁), 3월 제2권(몽골제국∼미국독립) 발행에 이어 이번 3권(프랑스 혁명∼1946년 원폭 개발)까지 「세계사 신문」 시리즈는 대미를 장식했다.
「세계사 신문」은 신문기사체 문장의 역사 서술이다. 요즘 신문의 요건들을 두루 갖추었다. 1권 1호의 톱기사 제목은 「인류, 땅과 더불어 문명 속으로」. 기원전 8000년 경이다. 3권 마지막호의 톱기사는 2차세계대전 종결. 「전자계산기 첫 선」이라는 1단 기사도 눈에 보인다. 「원폭 필요악인가 저주인가」를 제목으로 한 아인슈타인 등 과학자들의 논쟁도 실려있다.
세계사 신문에는 「요즘 교황청은 여자 없인 일 안되는 포르노 정치?」 등 톡톡 튀는 가십란, 관련 인터넷 사이트 소개, 역사만평란 「동서고금」, 「기자수첩」 「타임머신」 「알고계십니까?」 등 칼럼을 둬 역사를 리얼 타임으로 재생해 낸다. 참고문헌과 연표, 찾아보기 등이 각권 말미마다 꼼꼼하다. 역사평론가 김성환씨 등 4인이 집필했고 역사학과 교수들이 감수했다. 한국사만을 다뤘던 「역사 신문」(97년 발행)의 후속판이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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