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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포 잠잠, 무슨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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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포 잠잠, 무슨일이 있는가

입력
199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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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아시아 홈런신기록(55개) 돌파에 적신호가 켜졌다.8일까지 시즌 48호를 기록하는 홈런행진을 벌여온 이후 11경기째 홈런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8~9경기 동안 홈런포가 침묵한 적은 몇차례 있었으나 11경기째 홈런이 터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64년 왕정치가 일본 프로야구 왕정치가 세운 아시아 최다 55호 경신은 커녕 50호조차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차츰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이승엽이 남겨 놓은 경기는 16게임. 55호에 도착하려면 2게임당 1개의 홈런을 쳐내야만 한다. 그러나 22일까지 116경기를 치른 이승엽은 산술적으로 2.42게임당 1개의 홈런을 쳐냈다. 때문에 현재까지의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산술적으로 6.6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승엽이 최근 심각한 타격슬럼프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이 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타격 부진은 기록에서 그대로 드러나 최근 11경기동안 44타수 9안타로 타율 2할4리에 그치고 있다. 3할4푼대를 오르내리던 시즌평균타율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삼진만도 15개나 당하는 조급증을 드러냈다.

백인천전삼성감독은 『이승엽의 스윙이 예전같지 않다. 홈런만을 의식해서인지 어깨에 힘이 잔득 들어가 있고 큰 스윙으로 일관하기 일쑤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승엽의 원래 배팅은 부드럽고 정확한 스윙궤적에 공을 맞혀 반발력으로 홈런을 만들어내는데 최근 스윙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백인천전감독은 이어 『이는 이승엽의 스윙기술에 문제가 있기 보다는 과도한 심리적부담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진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5회 우익수플라이 당한 타구가 이를 증명해준다. 평소같으면 쭉 뻗어나가 담장을 넘겼음직한 타구로 예상됐는데 평범한 플라이아웃에 그쳤다는 것은 스윙 어딘가에 장애가 생겼다는 증거다.

특히 이승엽의 후반기징크스는 홈런포가 더 이상 쉽게 터지지 않으리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38개의 홈런을 때려낸 지난해 이승엽은 8월에 3개, 9월과 10월에 각각 단 1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뿐이다.

백인천전감독은 『이승엽은 홈런이 없더라도 꾸준히 안타를 쳐내면서 타격감각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고 충고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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