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나는 농사를 선택했다그들은 왜 농촌으로 갔을까. 대기업 샐러리맨, 기자, 카피라이터….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꾼이 된 사람들.
임경수(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원)씨가 쓴 「이래서 나는 농사를 선택했다」(도서출판 양문)는 도시 생활을 접고 농부가 된 386세대 12명의 이야기이다. 왜 귀농했나, 어떻게 살고 있나, 농사며 살림은 어떠하고 앞으로 계획은 뭐고 귀농할 사람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답이 책 속에 있다. 지은이가 일일이 인터뷰해서 정리,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들은 도시에서 밀려난 게 아니다. 정직하게 땀흘려 제 손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자연과 인간의 생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귀농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안쓰고, 편리한 수세식 화장실 대신 굳이 재래식변소를 쓰고, 씀씀이를 줄여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힘들고 불편하지만, 마음 편하고 몸 건강하고 자연을 마당에 들여놓고 사니 좋다고들 한다. IMF 이후 증가한 도시 실직자의 귀농과는 다른, 적극적 선택이다.
시골 가서 농사나 지을까. 도시생활에 회의를 느낄 때, 한번쯤 그런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무작정 귀농은 실패가 뻔하다. 책에 소개된 12명은 여러 해 생각하고 준비해서 내려갔다. 그들은 그림같은 전원주택이 아니라 허름한 농가에 살며 소득도 도시 기준으로 보면 형편없다. 도시에서 책대여점을 하다가 귀농한 권혁천씨 부부(전북 진안군)는 한달 30만원의 생활비로 버티면서 4~5년 고생을 각오하고 있다. 충북 괴산에 보금자리를 튼 이노기(충북 괴산군)씨는 돈 벌 생각이면 농촌에 오지 말라고 말한다.
IMF 이후 한동안 증가하던 귀농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줄어들고 있다. 농림부 발표에 따르면 1~5월 귀농가구는 2,74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귀농가구의 가장 연령은 20·30대가 62%로 가장 많고 40대 26%, 50대 10%, 60대 2%이다.
○귀농 관련서적
「돌아갈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이 진보다」(천규석 지음, 실천문학사) 「모든 것은 흙 속에 있다」(이영문 지음, 양문) 「희망의 밭을 일구는 사람들」(안철환 지음, 마가을) 「귀농, 아름다운 삶을 찾아서」(전국귀농운동본보, 두레) 「서울사람 성공하는 귀농전략」(맹한승 지음, 은행나무)
○귀농상담·훈련기관
농어촌진흥공사 귀농자상담소 (0343)20_3350 전국귀농운동본부 (02)742_4611~2 한국자연농업협회 (0445)32_8777 축협 축산 귀농 상담실 (02)224_8461~9 농협 귀농희망자 농장실습 알선창구 (02)397_5608 농림부 귀농상담 인터넷 홈페이지 www.maf.go.kr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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