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의원들이 속으로 끓고 있다. 저마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진과 소장을 가릴 것도 없다. 핵심부의 「기득권을 완전 포기한 제로 베이스에서의 신당 창당론」이 불씨가 됐다.의원들을 우선 「열받게」하는 부분은 자신들이 창당 논의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창당 선언이 나오고 몇몇 당 회의에서 일부 당직자, 중진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일반의원들은 여전히 국외자(局外者)의 위치에 머물고 있다. 『나중은 나중이고 우선 당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나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지구당 당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지구당위원장이 모두 사퇴한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왜 속시원히 얘기를 해주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게 의원들의 볼멘 소리이다.
국민회의 해체 얘기가 나오면서 대규모 물갈이론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데대해서도 의원들은 할 말이 많다. 당외 신진인사들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더 우대되리라는 전망에 대한 강한 이의 제기임은 물론이다. 특히 선수(選數)가 많은 중진, 호남의원들일 수록 입이 더 나와 있다. 『신당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중 하나인데 어떻게 선거경험, 지역기반이 풍부한 현역의원들은 죄인취급을 받고 그렇지 못한 신인들은 칙사 대접을 받을 수가 있느냐』 『지금 이름이 나오고 있는 외부 인사들중에 실제 당선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이 도대체 몇이나 되느냐』 『경쟁력있는 호남의원들은 수도권으로 옮겨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발상이야말로 호남을 푸대접하는 것이다』등등.
의원들중에서도 정권교체후 국민회의로 옮겨온 영입파의원들은 더욱 할 말이 많다. 이들은 영입과정서 대부분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신당 창당을 앞두고 기득권 포기를 선언하면서 재공천 여부가 불투명해져 버렸다. 영입파들이 최근 「국민통합21」이라는 당내 조직을 결성,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이런 의원들의 불평은 청와대 및 당 핵심인사들에 대한 성토로 이어진다. 『일부 참모들이 의도적으로 편향된 보고서를 올린 탓에 핵심부인사들이 거의 무조건적으로 새 것, 당밖의 것이 좋고 기존 국민회의는 버려야 할 대상인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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