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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빅뱅앞두고 살아남기 재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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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빅뱅앞두고 살아남기 재편 바람

입력
199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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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계에 거센 재편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이이치칸교(第一勸業)·후지(富士)·닛폰코교(日本興業)은행이 20일 합병을 발표한 데 이어 도카이(東海)은행과 아사히은행도 2001년 지주회사를 설립, 실질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일본내 자산규모 2·6·7위를 자랑해 온 다이이치칸교은행 등 3행의 합병으로 총자산 141조엔에 이르는 세계 최대 은행이 내년 가을 탄생할 전망이다. 또 도카이·아사히은행의 합병도 일본 2위, 세계 7위의 슈퍼 은행 탄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성 장관은 22일 후지TV와의 회견에서 『20일 발표된 3개 은행의 합병 외에도 대규모 은행 합병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일본의 2·3개 대형은행이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야자와장관의 이날 발언은 우선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도카이·아사히은행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내 3·4·5위인 스미토모(住友)·산와(三和)·사쿠라은행도 독자적 합병 방안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에 그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업무제휴 차원에 머물렀던 일본의 금융재편이 다시 대규모 합병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2001년말 금융산업 규제가 완전 철폐되는 이른바 「일본판 금융빅뱅」을 앞둔 생존 경쟁과 국제적인 금융합병 바람이 배경이 됐다. 또 금융지주회사가 해금되고 회사분할법제의 도입이 시야에 들어오는 등 국내적 여건 정비도 중요한 자극제가 됐다.

세계적 금융합병 바람은 95년 세계 1위의 슈퍼은행으로 탄생했던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이 3월말 기준으로 세계 7위로 밀려날 정도로 거셌다. 그동안 일본계 은행은 일본 경제 침체를 가져 온 금융불안 해소, 즉 금융 재생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되자 본격적인 대경쟁 시대를 앞둔 「재편」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이이치칸교은행 등 3개 은행의 합병계획에서 보듯 앞으로의 일본 금융재편은 단순한 덩치 키우기가 아니다. 5년간 6,000명의 인원을 줄이고 급여 체계를 성과급 위주로 대전환, 심한 경우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몸집을 줄여 나가는 등 체질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편 일본의 금융재편을 구재벌의 영향력 확대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미쓰비시계-도쿄미쓰비시은행, 스미토모계-스미토모은행, 미쓰이(三井)계-사쿠라은행, 마루베니계-후지은행 등으로 앞으로 스미토모은행과 사쿠라은행의 움직임이 특히 주목되는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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