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영남권 의원들의 가슴앓이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대다수 영남권 의원들은 『들러리 여당으로 낙인찍힌 자민련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기 어렵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바심치고 있다.자민련의 영남권 의원들은 박태준(朴泰俊)총재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과 박철언 (朴哲彦) 김복동(金復東) 박세직(朴世直) 이정무(李廷武) 박구일(朴九溢) 김종학(金鍾學·이상 대구·경북) 김동주(金東周) 차수명(車秀明·이상 부산·울산)등 10명. 전국구의 정상구(鄭相九) 김허남(金許男) 강종희(姜宗熙)의원등도 이 지역 출신이다.
이들 중 박총재·박의장을 제외한 대부분 인사들이 진로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얼마전까지만해도 『뭔가 판이 바뀌지 않겠느냐』며 정세를 관망하는 입장이었으나 이젠 『새로운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다』고 걱정한다. 일부는 사석에서 탈당후 무소속 출마 국민회의·자민련 및 제3세력의 통합에 참여 TK 신당 창당 탈당후 한나라당 입당 등의 대안을 거론한다.
박철언부총재가 24일부터 7박8일간 「대구·경북지역 문화역사기행」을 갖는 것도 향후 거취와 관련한 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부총재는 여행에 즈음한 서면 인사말에서 『권력은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와 동떨어진 채 점차 오만해지고 있다』고 여권 내부를 비판했다. 그의 측근은 『박부총재는 두 여당과 알파 세력이 합치는 정계개편을 지지하지만 요즘 국민회의가 추진하는 신당 창당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내각제 강경파로 활동해온 김종학의원은 연내 내각제 개헌이 무산된 뒤 탈당 여부로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5월 건설교통부장관을 그만둘 때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설」을 극구 부인했던 이정무의원은 요즘 당무 일선에서 벗어나 지역구 활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보선때 박총재의 적극 지원으로 당선된 김동주의원은 자민련에 대한 부산지역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계 출신인 김의원이 결국 정치적 고향인 「민주산악회」를 찾아갈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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