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가 바뀌고 있다. 공모, 액면분할, 유상증자는 과거형으로 물러나고 실적호전, 실적대비 저평가, 성장성이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공모의 경우 11일 신규상장한 5개기업중 LG애드를 제외하면 공모가격 안팎에 주가가 머물러 있다. 코스닥에 13일 등록한 3개기업은 하한가를 기록하다 20일 겨우 공모가 수준을 회복했다. 상반기 동안 공모기업은 상장·등록후 보통 10일 가량 상한가를 보였다. 6월 등록된 동국산업이 상한가 5일을 기록한 것이 의외였을 정도.
유상증자와 액면분할은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호재였다. 그러나 현 조정장에서는 증시를 압박하는 악재로 변했다. 연말까지 예상되는 유상증자는 시가총액의 12~13%(37.7조원). 현대투신은 『88~89년 시가총액 15~16%에 달한 유상증자가 증시의 침체요인이 됐었다』며 『특히 시장이 나쁠 때 증자는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액면분할도 5~6월경에는 5일 정도의 상한가 재료였다. 그러나 이달 18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비트컴퓨터의 경우 당일 주가가 1,000원 떨어졌다. 해외CB발행 또한 헐값매각 등으로 수급의 장애를 초래, 재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기존 호재의 악재화는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유동성장세가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세종증권은 『결국 증시의 앞날은 기업의 실적에서 찾아야 한다』며『대우문제만 진정되면 실적 장세로 간다』고 결론지었다.
경제성장의 가시화와 엔고도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 장세의 여건을 구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각된 건설업의 경우 수주율이 1·4분기 38%감소에서 2·4분기 33%증가하며 현대건설, 고려산업개발,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동아건설, 대림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고의 경우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문제가 있지만 조선업중 삼성중공업, 대일 수출비중이 높은 사조산업, 동원산업, 낙폭이 컸던 새한, 고덴시, 광전자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동양증권은 내다봤다.
외국인도 실적호전이 전망되는 중소형주와,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한 성장주를 집중 매입하고 있다. 외국인이 8월중 순매수한 상위 20종목중 현대차 대한통운 팬택 오리온전기 등은 주가가 월초보다 20%가까이 떨어졌으나 매수세는 꾸준한 편이다. 블루칩이나 그동안 많이 오른 LG전자 삼성전자 한전 포철주는 400억~2,3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현재 실적장세의 상징주는 우선주와 조흥화학. 이날까지 10일이상 상한가행진한 6개 종목 모두 우선주였고, 16일 발표된 상반기 결산실적에서 순이익이 전년대비 40배로 상장기업중 가장 저평가된 조흥화학도 5일째 상한가를 기록, 실적주의 저력을 보였다. 신영증권은 『실적에 비해 고가 종목은 주가가 내리고, PER나 매출 순이익 등에서 두루 성적이 좋은 종목은 오르는 주가 제자리 찾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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