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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야권 '적전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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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야권 '적전분열'

입력
1999.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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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분열의 결과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19일 수도 베오그라드까지 확산된 가운데 야당지도자들의 분열상이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중단 이후 간헐적으로 계속돼 온 반정부시위는 이날 절정을 이뤘다. 대통령 집무실의 턱밑인 연방의사당앞에서 열린 시위에는 무려 15만명의 시민들이 참석, 밀로셰비치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가 밀로셰비치를 압박하면서 야당지도자들간의 주도권 다툼도 더욱 치열하다. 현재 야권의 구심점은 전 베오그라드 시장이자 민주당 당수인 조란 진지치와 「세르비아재건운동(SPO)」을 이끄는 부크 드라스코비치 전 부총리.

일단 30여개 야당 연합인 「변화를 위한 연합」은 진지치가 이끌고 있으나 드라스코비치도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포스트 밀로셰비치」를 겨냥,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권경쟁」은 밀로셰비치의 조기퇴진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장 단적인 예가 밀로셰비치의 조기총선 제안. 이 문제는 그동안 야권의 핵심 요구사항중 하나였다. 그러나 19일의 대규모 시위 전날 밀로셰비치가 이끄는 집권 사회당이 조기총선 실시를 깜짝 카드로 제시한 것. 마치 87년 YS·DJ가 대권경쟁을 벌이다 노태우(盧泰愚)대통령의 6·29선언으로 정권교체에 실패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진지치의「변화를 위한 연합」은 즉각 밀로셰비치 주도의 선거는 믿을 수 없다며 조기총선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진지치가 주도해온 시위에 불참의사를 밝혔던 드라스코비치는 돌연 19일 시위에 참석, 『11월까지는 조기총선을 실시해야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들외에도 전 유고군 사령관이자 사회민주당 총재인 부크 오브라도비치와 「민주 세르비아운동」지도자 몸칠로 페리시치도 주도권 다툼에 가세, 유고 야권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있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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