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명실상부한 「산실」인 용인대 유도체육관. 한여름 더위도 아랑곳 없이 흰색과 파란색 도복을 입은 80여명의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기술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200여평의 체육관이 시큼한 땀냄새로 가득 차 있다.「한국 최고가 곧 세계 최고」라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있는 이들은 1주일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최근 다시 모였다. 대학생으로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가고 싶은 유혹도 물리치고 복귀한 이들은 유도 종주국 일본에도 없는 유도전문학과 소속이라는 자부심을 갖고서 이론과 실기를 갈고 닦고 있다.
『기본기를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나머지는 본인의 노력여하에 달려있습니다』 84년 LA올림픽 유도 71㎏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안병근(38)코치의 말이다. 아직도 그때의 다부진 체격이 그대로 남아있다.
호랑이같은 안병근코치가 불호령을 내리면 선수들을 다독이는 또 한명의 코치가 있다. 한국 여자유도계의 간판스타 김미정(29)코치.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여장부 김미정코치는 주로 여자부원들을 지도하면서 선수들의 고민도 들어주는 살림꾼역할을 맞고 있다.
용인대 유도부원들은 한가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바로 우승을 맛본 자만이 또 우승을 한다는 것으로 무공에 빛나는 선배들이 바로 이 비결을 가르쳐 준다는 점이다.
선배들의 면면은 눈부시다. 올림픽서 거둔 메달만 금 2개를 포함, 15개. 아시안게임서는 86년 서울아시안게임이후 금메달만해도 16개를 획득했다.
현 대표팀에도 남녀 7체급씩 모두에 1진, 아니면 2진으로 용인대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내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조인철선수(81㎏)도 용인대 조교다.
『다른 종목도 그렇지만 유도는 특히 정신력비중이 크다』는 김미정코치는 『과거에 비해 요즘 유도가 침체기를 걷지만 쑥쑥 자라나는 기대주들이 이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유도계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가지 고민에 빠졌다. 2년전 상향조정된 체급조정이 선수층이 두터운 일본에 비해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 하지만 한국유도의 「자존심」용인대 유도부원들은 노력만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묵묵히 매트를 땀으로 적시고 있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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