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려 로보트(로봇)야, 날아라 날아 태권V ……』영화 「용가리」 열풍속에 386세대의 추억속 영웅인 「로보트 태권V」 1편 원본이 발견돼 22일 오후7시30분 홍익대 야외운동장에서 상영된다.
「홍길동(67년개봉)」이후 끊겼던 토종 애니메이션의 맥을 이은 태권V는 76년 개봉당시 서울에서만 18만명을 동원, 그때까지 어린이들에게 「지구 최고의 용사」였던 일본 마징가Z의 신화를 단숨에 종식시켰다.
하지만 허술한 필름관리와 총감독이었던 김청기(金靑基·58·현 청강문화산업대 애니메이션학) 교수마저 사업에 실패하면서 원본이 모두 사라졌던 것. 1편의 경우 복사본 비디오테이프 2개만 남아있고 2~5편까지는 복사본조차 없는 실정이다. 가정용 비디오가 보급된 80년대 이후 제작된 6~8편은 소량이 일부 마니아들에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필름은 김영훈(30·메이오디오 영상사업팀장)씨가 원본을 찾아 1년2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이달 초 대구의 한 만화가에게서 찾아냈다. 이번 상연을 기획한 스튜디오V 는 『비디오테이프에서도 볼 수 없던 10분 분량의 도입부가 그대로 담겨있다』고 밝혀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김교수는 『죽은 자식이 살아온 기분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다니 고마울 뿐』이라며 감격했다. 「용가리」의 감독 심형래(沈炯來·41)씨도 『「용가리」처럼 대작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도 태권V와 같은 토종 만화영화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태권V를 본다는 정현석(21·인덕전문대 2년)씨는 『응원가로만 부르던 태권V를 실제로 볼 수 있다니 꼭 전설속의 인물을 만나는 기분』이라며 흥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