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남의 세금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상속·증여세만은 다르다. 돈많은 사람들만 내는 「부자세」이고, 재벌 오너가 사망하면 으레 「상속세는 얼마나 될까」식의 궁금증이 따르기 때문에 상속·증여세는 언제나 관심거리다.내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상속·증여세법은 수백억원대의 갑부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현행 상속·증여세율체계를 보면 이런 저런 공제를 다 빼고 과세대상금액이 1억원이하는 10% 1억~5억원(4억원) 20% 5억~10억원(5억원) 30% 10억~50억원(40억원) 40% 50억원 초과는 45%로 되어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최고세율이 50%로 인상되면서 40% 세율적용구간이 10억~30억원으로 낮아졌으며 30억원 초과분은 50%의 세율을 물리도록 바뀌었다.
예를 들어보자. 한 갑부가 부인과 자녀 2명에게 100억원의 재산을 남기고 사망했다. 배우자에 대한 공제 30억원과 일괄공제 5억원을 빼면 상속세 과세대상금액은 65억원이다. 이 경우 지금까지는 10억원까지는 2억4,000만원, 10억~50억원까지 40억원에 대해 16억원(40%), 50억원 초과분인 15억원에 대해 6억7,500만원(45%) 등 총 25억1,500만원의 상속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새 상속세법을 적용할 경우, 10억원까지는 종전과 같지만 10억~30억원까지 20억원에 대해 8억원(40%) 30억원 초과분인 35억원에 대해 17억5,000만원등 총 27억5,000만원의 세금을 내야만 한다. 종전보다 2억7,500만원의 세금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배우자는 없고 자녀 2명에게만 50억원이 상속된 경우를 보자. 배우자공제가 없기 때문에 일괄공제 5억원만 적용, 과세대상액은 45억원이다. 종전 세율을 적용하면 총 16억4,000만원의 상속세가 나오지만 내년부터는 10억~30억원 8억원, 30억원 초과 15억원에 대해 7억5,000만원 등 17억9,000만원의 세금이 부과돼 세금부담이 1억5,000만원 늘어난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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