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진참사 구호에 전통적으로 앙숙관계인 그리스도 팔을 걷어붙여 눈길을 끌고 있다.그리스는 18일 소방설비를 적재한 C130 수송기와 헬기 등 모두 5대의 항공기를 급파했다. 여기에는 진앙지인 이즈미트시의 정유소 화재현장에 파견되는 소방팀과 11명의 의사들이 포함된 의료구호팀, 특수 구조대가 탑승하고 있다.
야노스 크리아니디오티스 그리스 유럽장관은 『그리스는 터키 정부에 최대한의 인도적 원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정부는 특히 터키 남부지역 아쿠유에 건설중인 핵발전소의 안전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리스는 안전을 이유로 터키의 핵발전소 건설을 줄곧 반대해 왔다.
그러나 양국이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구원(舊怨)을 단숨에 해소하기에는 갈등의 역사가 너무도 깊다. 1453년 오스만 투르크가 그리스를 점령한 이래 에게해를 사이에 둔 양국은 대륙붕과 영공, 영해 다툼을 지속해 왔다. 최근들어서도 96년 에게해의 작은 바위섬 카르다크(그리스명 이미아) 의 영유권문제로 전쟁을 방불하는 분쟁사태를 겪은 바 있고 98년에는 키프러스 관할권을 둘러싸고 전투기가 파견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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