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여중대 심리전 팀장 김정아 중사생머리에 여고생처럼 곱상한 얼굴, 왜소해 보일 정도로 날씬한 체구, 차분하고 다소곳한 자세. 특수전 사령부 여군중대 심리전팀장 김정아(金廷阿·28)중사의 첫인상이다. 끊임없는 훈련으로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을 빼고는 어디에서도 무시무시한(?) 여전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남자 특전대원을 능가하는 한국판 「G.I 제인」이다. 태권도와 특공무술등을 합해 무술 8단인 그는 대테러와 심리전임무만 9년 동안 수행해 온 손꼽히는 여성 특전요원. 『5∼6명의 남자들과 맞딱뜨려도 자신있다』는 그는 최근 한달간 부대원을 이끌고 스쿠버(해상척후조·일종의 적해상 침투)훈련을 성공리에 마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훈련은 남성 특전 대원도 중도에 30%가 탈락한다는 악명높은 지옥훈련이다.
『2분간 숨을 쉬지 않는 수중잠행, 보트를 이고 4㎞의 갯벌을 달린 뒤 다시 헤엄쳐오는 갯벌훈련 등 훈련이 힘들어 정말 죽을 뻔했습니다. 남자 대원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훈련받을 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완수했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잊을 수 없습니다』
특수전 사령부 여성중대는 고공침투, 대테러, 심리전등을 수행하는 00명의 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심리전은 유사시 특수부대 작전팀과 함께 적후방에 위장침투, 가장 먼저 적의 동태와 위험상황 등의 첩보를 수집해 작전팀에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그들이 받는 훈련은 혹독하다. 엄한 군기도 타부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중사는 폭파, 화기, 통신 등의 특수전 훈련과 50회의 고공낙하훈련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여성대원으로서는 유일하게 무박 4일간의 100리 행군도 완수했다.
부산에서 2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졸업한 뒤 주위의 권유로 특전사에 지원했다. 체구가 왜소해 자신이 없었지만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익힌 태권도 실력만 믿고 원서를 냈는데, 4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그는 세살바기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95년8월 같은 특수부대원이었던 남편(30·현재 무역회사 직원)과 결혼한 그는 여전사와 아내, 어머니라는 1인3역을 감당하고 있는 수퍼우먼이다.
『한달간의 스쿠버훈련을 마치고 7일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까맣게 탄 나를 알아보지 못해 왈깍 눈물을 쏟아지더라구요. 그러나 남편이 이해해주고 이웃에 사는 시어머니가 도와줘 어려움을 덜고 있습니다』
『여성은 어려움에 직면해서는 남성보다 더 강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앞으로도 군대에 계속 남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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