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8일 재벌그룹 제2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한데 대해 재계는 「계열사 자금공급 중단은 곧 세계시장 경쟁력 상실을 의미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재계가 가장 문제로 여기는 부분은 정부가 재벌그룹에서 금융부문을 완전히 떼내겠다는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탁상행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마다 금융계열사를 두고 산업부문에서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한수(兪翰樹)전무는 『정부는 경제전쟁이 한반도에서만 펼쳐지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유럽, 미주, 아프리카, 중동이 온통 경제전쟁 무대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것』이라며『우리 기업들이 일선에서 전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대가 바로 금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 건설, 자동차등 모든 분야에서 금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 자체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3개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현대그룹 강연재(姜年宰)경영전략팀 이사는『현대의 경우 80년대 초반부터 산업·금융 계열사 조화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미국 GE그룹을 벤치마킹해 중장기적으로 금융부문을 육성, 오늘날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그룹과 금융을 차단하는 정책을 펴나갈 경우 그룹의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삼성그룹 박영세(朴永世)구조조정본부 이사는 또 『동일계열 주식투자한도를 낮춘다는 것은 고객들의 자금을 우량기업에 집중투자해야 할 금융기관으로서는 행위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진을 늘려 2년 후 50% 이상 채우는 방안에 대해 재계는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진으로 채운다면 신속한 결정사항을 어떻게 집행해나가라는 것이냐』고 재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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