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피비린내가 일고 있다.최근 인터넷에 끔찍한 사고장면이나 엽기적인 범죄, 가학행위등을 담은 홈페이지가 급속히 늘어 청소년에 미칠 해악이 우려되고 있다. 잔혹사이트라고 불리는 이런 홈페이지는 97년 고교생을 포함한 국내 네티즌들이 결성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피바다창작단」이 처음 만든 이래 숫자가 계속 늘어 지금은 국내에만 백여군데가 넘는다.
대표적인 곳이 한글로 표시되는 「돌아온 지옥」 홈페이지. 국내 네티즌이 개설한 이곳은 국내외에서 잔인하기로 악명높은 사이트 수백개를 모아놓았다. 게재된 내용물은 총 맞은 시체, 교통사고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시신,흉칙한 몰골의 기형아, 강간살인 피해자, 각종 가학성 사진 등 차마 눈뜨고 보기 역겨운 장면들이다. 특히 살인후 시체를 능욕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찍어놓은 사진이 게재된 홈페이지는 간접적으로 범죄를 교사하는 인상이 짙다.
얼마전 국내에서 중학생이 어린이를 살해한 사건도 인터넷의 잔혹사이트를 보고 저지른 모방범죄로 밝혀져 그 폐해가 음란물 못지않게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의 음란·폭력물을 단속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말부터 올해 7월말까지 폭력물을 게재해 폐쇄시킨 홈페이지만 약 90군데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단속의 손길을 피해 외국으로 주소를 옮겨 운영하기 때문에 근절이 쉽지 않다. 국내 대학생이 만든 「그냥 싫은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홈페이지도 특정 정치인들을 거명하며 살의를 부추겼다가 폐쇄당하자 주소를 옮겨 다시 개설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김철환과장은 『국내에서 개설한 홈페이지를 폐쇄하면 외국의 서버를 빌려 주소를 옮긴 후 더 자극적인 내용을 싣고 있다』며 『외국 서버에서 돌아가는 사이트는 국내에서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의 홍강의교수는 『폭력물이나 음란물은 17세 미만의 정서적으로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도가 지나치면 충동범죄, 대인기피 등의 병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나 관련단체의 관심과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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