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총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올해초 비밀리에 만나 내각제 개헌문제를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나라당이 때아닌 「내각제 비밀협상설」로 술렁거리고 있다.김총리는 월간조선 9월호 인터뷰에서 『올초 이총재를 만나 「내각제가 되고 안되고는 공동여당과 더불어 한나라당의 의지에 달려있다. 힘을 합쳐 (내각제를) 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의를 했다』고 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총리는 또 『이총재는 (이같은 제의에 대해) 「하여튼 진행되면서 여러가지를 좀 더 보자」고 애매한 답변을 했다』며 『이후 이총재측에서 신경식(辛卿植)당시 사무총장을 통해 한번 더 만나자는 뜻을 전해왔으나 본의와 다르게 여러 소리가 퍼질까 조심스러워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이어 『이후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가 (이총재를) 두세번 더 만나 그를 통해 얘기를 들었다』고 밝혀 양당 사이에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물밑협상이 상당기간 지속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측은 『금년초 김총리의 요청으로 한번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내각제 문제는 화제에 올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김총리가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내각제 비밀협상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당시 김총리가 회동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해 이제까지 밝히지 않았다』면서 『아마도 총리해임건의안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마음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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