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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대선잔금으로 벌금 등 납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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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씨] 대선잔금으로 벌금 등 납부 논란

입력
1999.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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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사로 남은 형기(1년6개월)를 면제받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가 자신이 납부해야 할 벌금과 추징금, 세금등 모두 43억5,000여만원을 92년 대선잔금으로 납부해 논란이 예상된다.서울지검은 16일 김씨가 측근을 통해 벌금 10억5,000만원과 추징금 5억2,400여만원을 제일은행 역삼동지점발행 수표 1장으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김씨측 여상규(余尙奎)변호사도 이날 오후 서울지검 기자실에 들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이 김씨가 한솔그룹 조동만(趙東晩)부회장에게 맡겨 관리했던 92년 대선잔금 70억원의 일부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자신에게 부과된 증여세 등 27억7,700여만원의 세금도 대선잔금으로 납부했다고 여변호사는 밝혔다.

이에 따라 김씨가 사회에 헌납한 금액은 당초 약속했던 70억원이 아니라 26억4,800여만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헌납 내역은 한국복지재단 5억원, 한국심장재단 5억원, 다일공동체 사회복지법인 5억원, 수재의연금 11억4,800여만원 등이다.

김씨는 여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헌납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A4용지 1장짜리 발표문에서 『이제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인 김현철로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와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변호사는 대선잔금으로 벌금 등을 낸데 대해 『현재 현철씨는 벌금 등을 낼 아무런 여력이 없다』며 『그가 소유하고 있던 돈을 모두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여론을 감안해 김씨의 벌금과 추징금을 사면대상에서 제외하고 「부분사면」이라고 명분을 내세운 상황에서 사회에 헌납키로 했던 70억원의 대선잔금으로 자신의 벌금 등을 낸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는 『70억원 헌납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은 결국 자신의 약속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고 사면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씨가 한솔그룹에서 돌려받은 금액은 원금 70억원 뿐이며 이자는 받지 않았다고 여변호사는 밝혔다. 여변호사는 『97년 검찰수사가 시작된 후 계좌가 동결됐으며, 한솔측이 언제라도 돌려주기 위해 보관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돈을 은행에 맡겨 놓기만 했더라도 최소한 10여억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여 이 돈의 행방이 또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김상철 기자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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