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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지역의 끝없는 전쟁, 미국내에서도 비판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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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지역의 끝없는 전쟁, 미국내에서도 비판론 대두

입력
1999.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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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지역 「끝없는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지난해 12월 이라크를 대대적으로 공습한 이래 미국과 이라크의 「티격태격」 공방은 8개월동안 계속되고 있다. 15일에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회교사원이 파괴되는 등 전투가 산발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이라크 어디서도 종전(終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들어 3개월동안 세계인의 이목을 붙잡아둔 코소보 전쟁으로 이라크는 「잊혀진 전쟁」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마치 소모전과 같은 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이 이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코소보와 같은 강도높은 공격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끝장내자는 강경론이 미 행정부내에서 불거진 것이다. 일부 강경파들은 『지금까지의 군사행동은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문턱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공습목표의 범위를 확대하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도 강경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렌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장 등은 최근 이라크에 대한 공격강도를 높일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냈다. 후세인이 유엔의 무기사찰에 응하지 않을 경우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고 이라크 전역에 대한 고강도 공습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경론은 대 이라크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미영 연합군은 지난 8개월동안 이라크내 359개 목표물에 모두 1,10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12월 대공습 당시 100여개의 목표물을 파괴한 것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치이며 유고공습 당시의 전투기출격 횟수에 3분의 2로 육박하고 있다. 아직도 터키 인시를리크 공군기지 등에는 200대 이상의 전투기와 19척의 해군함정, 2만2,000여명의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 공습비용이 올해말까지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결과적으로 후세인정권을 굴복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어떤 형태로든 지리한 공방을 마무리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지만 미국은 아직 결단을 미루고 있다. 미 국방부는 북위 33도와 36사이의 비행금지 구역내에서 이라크가 레이더로 연합군의 전투기를 추적하는 등 직접 도발을 당할 경우에만 보복공격을 한다는 원칙을 고집하며 오히려 이같은 저강도(低疆度)전쟁이 후세인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12월 대공습이후 대부분의 군사시설과 군수용품 기지들을 복구하는 등 상당한 전력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라크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지역에 군사시설을 집중배치함으로써 미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이라크 봉쇄의 계기가 됐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사찰활동이 중지된 것은 미국을 힘겹게 하고 있다. 최근 영국과 네덜란드가 새로운 유엔 이라크무기사찰단을 구성하자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지만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반대 입장을 표명해 통과전망이 불투명하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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