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15일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사이버 여론의 반응은 뜨거우면서 동시에 냉정했다. 과감한 재벌 및 정치개혁 등을 강조한 부분에 대해 현실감 결여 등을 내세우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하는 기대를 실어 비판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한국일보 인터넷 홈페이지 여론마당에 글을 올린 독자 이용운씨도 『특별검사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반부패특위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게시판의 등록명 망치알바(besthammer@hanmail.net)는 『김대통령의 연설은 마치 97년 당시의 대선 공약을 다시 듣는 듯 했다』며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먼저 여야를 떠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니텔 이용자 이홍식(ID rhee6077)씨는 『김대통령은 지금껏 법과 원칙을 스스로 잃어와 국민에게 뭐라고 약속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새삼스럽게 재벌해체를 약속했지만 정작 지금까지 대우문제 등을 취임초 약속에 따라 처리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하이텔 이용자 유종현(ID Eusebio)씨는 『일부 덩치 큰 재벌은 이번 정권 들어서 오히려 승승장구하며 내부거래 등을 저질러도 처벌이 지지부진하다』며 『정치자금 문제도 제도적인 보완장치에 대한 비전은 없이 믿어달라고만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내용이 확실히 지켜질 것이라면 기다릴 가치가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이텔 이용자 우병용(ID 순리순풍)씨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여전한 상황이라 김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늑대와 소년의 이솝우화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재벌개혁만이라도 성공하면 김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텔 이용자 추광엽(ID junaace )씨도 『듣기에는 솔깃한 이야기』라며 『실천여부를 모두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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