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기름값 장난이 아니네』기름값의 상승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 원유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국내 정유사들이 이달 초 석유류 가격을 리터당 8~11원씩 일제히 올린데 이어 다음달 다시 유가를 대폭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들은 「국제 원유가 연동원칙」에 따라 현재 배럴당 19달러선인 중동 두바이산 원유의 국제값이 20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을 인상기준으로 삼고있다.
연간 8억7,0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국내 유가도 평균 2.12%(리터당 14원)의 인상요인이 생긴다. 또 전체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수입은 8억7,000만달러가 늘어나고 수출은 1억9,000만달러가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당 1,182원(석유공사 600곳 조사).
그러나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1,199~1,210원까지 받고 있다. 자꾸만 치솟는 유가를 보며 승용차 운전자들의 한숨도 늘고 있다. 『LPG차량을 3년 운전하면 휘발유 차량 한대를 살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어떻게 하면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을까. 다소 신경이 쓰이는 일이지만 운전자가 몇가지 규칙만 잘 지키고 운전습관을 바꾸면 휘발유값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주변에는 의외로 길바닥에 「비싼」 휘발유를 뿌리고 다니는 운전자가 많다.
◆불필요한 짐은 싣지 마라
골프광인 직장인 이모(37)씨는 집 근처 골프연습장에서 새벽마다 골프연습을 하고는 하루종일 골프백을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닌다. 주말에 라운딩을 갔다가도 월요일 아침 그대로 싣고 출근할 때가 많다. 매번 골프백을 집에 내려놓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골프백 무게 만큼 휘발유를 더 소비한다.
자동차는 가벼울수록 연비가 좋아진다. 사용하지 않는 골프백이나 타이어 체인 짐등은 내려놓는 게 절약의 길이다. 레저를 즐길 경우 비포장 도로에서 타이어에 묻은 진흙도 빨리 제거해야 한다. 진흙이 10㎏ 정도 묻은 상태로 50㎞를 달리면 약 50㏄의 연료가 더 든다.
◆가속·감속은 부드럽게, 급발진 삼가야
급격한 가속은 휘발유 낭비의 주원인. 속도를 올리는 데 그만큼 힘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급하게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속도를 높이는 행동을 10번 정도 반복하면 약 50㏄의 연료가 더 소모된다. 50㏄면 750㎙를 더 달릴 수 있다. 반대로 급격히 속도를 낮추거나 엔진에서 노킹소리가 들릴 정도로 느리게 운행해도 기름 소비량이 늘어난다. 급발진도 금물. 급발진을 10번 반복하면 100㏄정도 휘발유가 더 소모된다. 100㏄면 1,500㎙를 달릴 수 있는 양이다. ◆경제속도 준수=빨리 간다고 해서 연료가 절약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제한최고속도보다 20%정도 속도를 낮추면 10~20% 연료가 절약된다.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40~50㎞가 경제속도다. 출발 후 적당한 속도에 도달하면 가능한 한 잦은 변속을 피하고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게 안전운전과 기름값 절약의 한 방법이다. 자갈길 주행은 포장도로보다 연료가 ㎞당 0.3ℓ 더 든다는 통계도 있다.
◆고속 공회전 안돼
신호대기나 엔진정지 직전에 고속 공회전을 하면 연료낭비가 심할 뿐만 아니라 차에도 무리가 간다. 고속 공회전을 10번 하면 50㏄정도의 연료가 더 든다. 워밍업도 짧게하는게 좋다.
◆기다릴 때는 엔진 정지
동승자를 기다리거나 잠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가급적 엔진을 멈추는 것이 좋다. 10분 동안 공회전을 하면 약 100㏄의 연료가 소모된다. 또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 규정된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부지런한 운전자라면 점검·정비 주기표를 만들어 자신의 차가 최상의 조건인지를 체크해 보자. 자동차도 사람처럼 컨디션이 좋을 때 잘 달리고 연료도 적게 소모한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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