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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젊은 학생들과 나눈 '27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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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젊은 학생들과 나눈 '27년 인연'

입력
1999.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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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의 인연은 72년 시작됐다. 71년 한국에는 마리스타 선교회 수도자 네 명이 왔는데 나는 이듬해 다른 동료 세 명과 함께 한국에 왔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서울 성북구, 정확히 말하면 삼선교 부근 임대주택에서 살면서 프란치스코회가 선교사를 위해 운영하는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그해 나는 경북 안동으로 옮겨갔다.뒤퐁(Dupont) 주교의 권유로 우리는 그곳에서 무료 영어교육을 시작했다. 수업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밤에 진행됐다. 학생 뿐 아니라 노동자 의사 변호사 주부 간호사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수업을 받았다. 꾸준히 출석한 사람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됐지만 일부는 곧 그만 두었다.

2년 후 서울로 돌아왔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곧 멕시코로 돌아갔다. 이미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애정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무척 서운했다. 75년 5월이었다.

7년 뒤 나는 동료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도회에서는 나를 다시 안동으로 보냈다. 그곳에서 노동자 학생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안동대와 간호학교에서 영어 교수로 일하게 됐다. 안동 생활은 매우 즐거웠다. 안동에는 옛 전통의 흔적과 아름다운 자연이 많았다. 우리는 낙동강 강변을 자주 산책했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안동댐 부근도 찾았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소박하고 유순하며 학구적이었다.

그 뒤 수원을 거쳐 서울로 옮겨와 지금은 한국외국어대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곳 학생들은 매우 친절하고 밝고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교수 생활이 무척 재미있으면서도 보람차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그들의 개성과 습관, 걱정, 그리고 발전하고 싶어하는 열망을 잘 알게됐다.

돌이켜보면 멕시코에서 태어난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극동 한모퉁이의 이 나라에서 나는 언어를 가르치고 젊은이를 도우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교육이 완전한 인간을 추구하고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됐다. 앞으로는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배우고 깨달은 것에 대해서도 젊은이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에두아르도 라미레스 라미레스·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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