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후 3번째로 남북축구교류를 마친 민주노총 방북단은 남북 산별·지역별 노동자 대토론회 개최, 2000년 노동자축구대회 서울개최 합의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14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직업총동맹과 합의한 두행사의 개최 합의사실을 공개했다.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양측간의 협의절차도 언급, 이행가능성을 높여주었다.금강산관광이외에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성과는 대북접촉면을 최대한 늘리고자 하는 당국의 대북정책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번 교류는 북한에게도 결코 밑지지 않은 거래였다. 통일대축전 개막직전 노동자계급간 축구대회를 열어, 8·15 행사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하지만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방북중 일부 발언이 북측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는 개운하지 않은 찌꺼기도 남겼다. 북한 방송을 통해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이위원장은 『방북중 정부와의 약속을 깬적이 없다』며 『김정일(金正日)의 지도력의 칭찬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향후 당국은 방북단의 행적을 조사할 방침이지만, 당초 정부가 8·15 직전이라는 예민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려 방북을 허용한 만큼 고강도 대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