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화제의 책] '마사코의 질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화제의 책] '마사코의 질문'

입력
1999.08.16 00:00
0 0

*도산 안창호 '나의 사랑 혜련에게'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은 가정을 돌볼 수 없었다. 감옥에 갇히거나 쫓기는 몸으로 숨어다니거나 망명객이 되어 먼 이역 땅을 떠돌아야 했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1878~1938)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생활 36년 중 그가 가족과 함께 지낸 시간은 16년 정도밖에 안됐다.

도산의 서간집 「나의 사랑 혜련에게」는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가족에 보내는 사랑을 안타깝게 전하고 있다. 1902년 도산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부터 1938년 서울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부인 이혜련 여사와 다섯 자녀들에게 쓴 126통의 편지를 묶었다. 가장으로서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괴로움, 가족을 향한 그리움, 가족을 떠나 홀로 생활하는 외로움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그는 고생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이렇게 썼다.

『세상이 다 나를 웃고 처자가 원망하더라도 나의 붙잡은 일을 차마 버릴 수 없나이다. 그런즉 나만 사랑치않고 나라를 사랑하는 그대는 나를 나라 일 하라고 원방에 보낸 셈 치고 스스로 위로받기를 원하나이다』

자녀들을 걱정하는 마음도 나타난다. 도산 부부는 편지로 집안 대소사와 자녀교육을 의논했다. 『아이들을 너무 구속하지 말고 자유를 많이 주시오. 잘못하면 자식들이 덧나기 쉽습니다』

「나의 사랑 혜련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들은 부부간의 사랑과 존경을 아름답게 웅변하고 있다. 도산 부부의 묘는 서울 도산공원에 있고 유족은 미국에 살고있다. 이 책은 박재섭(인제대 교수)·김형찬(웨스턴 워싱턴대 교수)이 엮었다. 소화 발행. 8,0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마사코의 질문'

일제 식민통치 문제, 어린이의 어법으로 첫 조명

요즘 일본의 과거를 꺼냈다가는 시대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지청구를 들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음습한 과거를 캐묻는 일본 대사관 앞의 외침은 여전하지 않은가.

새로 부임한 일본 선생이 아이들에게 『조선말 쓰는 학생은 무조건 고해 바치라』며 으름짱 놓았다. 아동문학가 손연자(55)씨의 동화집 「마사코의 질문」은 유년의 아픈 풍경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것은 거대한, 불가항력적 폭력이었다.

TV에서 간헐적으로 나갔던 것을 제외하고, 일본과의 과거사가 어린이의 어법으로 집중 조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잠들어라 새야」에서는 정신대 문제나 생체 실험 등 아이들에게 말하기 힘든 과거사까지 격하지 않은 필치로 그려져 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 「까치집에 숨은 댕글이」 등 동화에서 알려졌던 지은이의 이야기 솜씨 덕택이다.

지난 시절을 되살리는 데에는 한국화가 이은천씨의 삽화들도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어린 당신들은 우리의 과거를 보고 알아야 한다』며 『바로 그게 자존심』이라고 썼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이기도 한 그는 지금 중국에서 한국어 강의중이다. /장병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