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5특사 이모저모 -이번 사면은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4차례 사면 중 규모로는 가장 적었다. 정부는 첫 사면인 98년 3·13 특사 당시 무려 522만여명을 사면복권했고, 작년 8·15특사때는 7,007명, 올 2·25 특사때는 8,808명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번 사면은 시국 공안사범 등을 중심으로 2,864명에게만 적용됐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80년대 군사정권 시절처럼 지나치게 대규모 사면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난을 감안해 소폭으로 실시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돌았다.
○…법무부는 김현철(金賢哲)씨 사면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현철씨 사면대목은 보도자료 맨 뒷부분에 첨부했다. 법무부는 특히 현철씨의 사면과 관련, 현직 대통령의 아들 신분인데도 구속처리된 점 171일간 수감돼 큰 충격을 받은 점 그동안 매서운 여론의 질책을 받은 점 등을 「배경」으로 첨부하는 등 비판적인 여론을 줄이는데 애쓴 모습이었다.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도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현철씨 사면을 강행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 뜻은 하늘처럼 받들어야 한다』며 『그러나 현철씨가 구속돼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만큼 용서와 화해의 차원에서 사면했다』고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했다.
○…법무부는 13일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법무부장관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예정된 사면발표를 청와대가 12일 전격 발표한 데 대해 몹시 섭섭한 표정이었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검찰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법률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면안을 미리 발표하는게 말이나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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