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 헤게모니 타파를 기치로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에 등장한 리눅스(LINUX)가 미국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정작 관계자들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리눅스의 상용 버전을 출시한 레드 햇(Red Hat) 주식은 11일 첨단·기술주 중심인 미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첫 날 38.0625달러가 폭등한데 이어 12일에도 20.5625달러가 상승하면서 공모가 14달러 짜리가 72.625달러로 뛰었다.이틀간의 상승률은 무려 419%. 레드 햇의 시장가치는 47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런데도 리눅스 관계자들이 떨떠름해 하는데에는 반독점·반상업성이라는 탄생 동기가 배경이 되고 있다. 리눅스는 원래 정보의 자유로운 상호교류를 위해 프로그램 원료(소스 코드)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열린 프로그램」이다.
레드 햇 역시 웹사이트를 통해 리눅스 체계에 관한 정보 및 소프트 웨어를 제공하고 기타 추가 기술을 지원하면서 리눅스 확장에 주력해 왔다.
리눅스의 성공에 기여한 이른바 「자원 게릴라 프로그래머」들 중 한명인 팀 파브로는 『우리가 무너뜨리려고 했던 그 괴물(마이크로소프트)을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지 않는가』라며 『호혜와 반기업의 정신이 변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물론 투자자들은 백만장자의 꿈을 키우며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레드 햇의 성공이 최근 거품이 빠지고 있는 인터넷·첨단주의 추락 현상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91년 대학생으로 리눅스를 개발한 핀란드 출신의 리눅스 토르발스는 『어차피 리눅스를 발전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가를 얻게 됐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리눅스는 지난해 세계 서버 시장 점유율에서 윈도NT(34%)와 노벨스 네트웨어(24%)에 17%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2월 거대기업 IBM이 자사 컴퓨터 운영체제에 윈도 대신 리눅스를 채택한다고 발표하는 등 상승세를 타왔다.
레드 햇은 무료로 공개돼 온 리눅스의 상용버전을 출시하면서 지난해 리눅스 시장의 56%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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