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과 우려를 낳았던 북한의 미그-21기 수입선이 카자흐스탄인 것으로 밝혀지고 카자흐스탄은 우리측에 사실상 사과했다.정부는 지난주 북한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로부터 미그-21기 30여대를 수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확인작업을 벌인끝에 11일 카자스흐스탄을 지목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장관이 이날 세종로청사에서 툴레겐 주케예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를 만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어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카자흐스탄 무기거래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커넥션의 실체를 확인했다.
당국자들은 카자흐스탄의 미그기 수출을 뒷받침할 물증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주케예프 대사가 홍장관에게 전달한 얘기를 보면 당국자들의 언급은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 같다. 주카예프 대사의 메시지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9일 무기유출 책임을 물어 무크타르 알틴바예프 국방장관과 누루타이 아비카이예프 국가안보회의 의장을 해임했다.
주목할 점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무기유출을 문제삼아 국방 고위당국자를 해임했다는 점이다. 해임이유도 「무기통제에 관해 대통령지시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그기 수출도 밀거래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은 올 3월말 미그-21및 미그-26 부품을 수출하려다가 아제르바이잔 바쿠공항에서 적발되기도 했다.당시 이들 부품들은 유고 또는 북한으로 밀반입될 예정이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올초 통제체계가 느슨한 CIS국가들의 무기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 국가들을 예의주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우리측 관측망이 무기거래를 사전에 적발해 내지 못했다는 점은 이들나라에 대한 정보망 보완작업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한반도 12배 크기의 카자흐스탄은 91년 12월 구소련연방으로부터 독립한뒤 92년 1월 남북한과 동시 수교했으며, 미그-29와 미그-23 전투기를 주력기종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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