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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大生' 파나콤사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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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大生' 파나콤사의 오만

입력
1999.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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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국민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길래 저렇게 오만할 수 있을까. 대한생명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미 파나콤사 다니엘 머피회장의 기자회견이 정부당국자들과 금융계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머피회장은 1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내년 3월까지 13억달러를 가져올 수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보험회사를 끌어들이면 경영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정부의 국유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한생명에 대한 투자를 강행하겠다』 장황했지만 머피 회장의 발언 요지는 이게 전부였다. 한가지 더. 머피회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정부의 부당성을 담은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은 비록 사기업이지만 공공적 기능이 강하다. 우리는 그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많은 부실 금융기관에 엄청난 액수의 혈세(공적자금)가 투입되는 것을 지켜봤다. 시공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건설업체에 대규모 공공공사를 맡길 수는 없다. 부실 금융기관 처리도 마찬가지다. 파나콤사는 대한생명이라는 거대 금융기관을 인수·경영할 능력이 검증되었는가.

자신의 경영능력은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대한생명 문제를 한미통상차원에서 해결하려는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파나콤측은 막대한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또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세부적 계획을 공개해 한국 정부는 물론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어야 한다. 머피회장은 항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없이 한국정부에 대해 으름장만 놓았다. 한국인은 자존심도 없다고 생각하는가. 머피회장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영태 경제부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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