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R&B(리듬 앤 블루스) 그룹 바람을 몰고 왔던 그룹 「솔리드」의 김조한. 솔로로 독립한 그가 턱수염을 말끔히 깎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몸무게도 10㎏을 감량했고, 트레이드 마크였던 턱수염을 깎아 버려 마치 「패닉」의 이적과 흡사한 이미지이다. 외양이 바뀐 것은 가수로서의 변신에 대한 욕망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 이제 R&B만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로 변신을 선언했다.미국에서 자란 김조한은 파도를 타듯 조심스럽게 리듬을 타는 능력이 최대의 강점. 2집 「Johan2」는 그의 R&B 발성의 매력이 여전하나 노래 스타일에서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때로 돌아가는 게」는 인기 작곡가 김형석의 곡. 곡 진행은 전형적인 발라드 스타일이어서 별로 매력적인 부분은 없다. 그러나 곡 중간에 나오는 김조한의 R&B적 애드 립(Ad Lib: 즉흥 연주)은 평범한 발라드에 매력을 불어 넣었다. 여성스런 리듬 진행과 절제된 보컬이 대중적으로는 인기를 끌만한 곡이다.
한결 성숙해진 목소리로 R&B를 소화하고 있는 양파와의 듀엣곡 「어쩔 수 없는…」 (김덕윤 작곡·전승화 작사)은 R&B적 요소와 발라드를 적절히 조화한 듀엣곡. 「박정현_임재범」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가 파워풀한 남성보컬과 연약한 여성보컬이 독특했다면, 「김조한_양파」 듀엣은 힘의 균형 때문에 편하고 고운 곡이다. 서로의 목소리때문에 훨씬 아름답게 들린다. 음반의 중요한 수확 중 하나로 꼽아도 좋겠다. 「명성황후」의 주인공 이태원이 곡 중간 중간 김조한과 듀엣을 한 「콜라즈」도 돋보인다. 이 곡에선 쇼팽의 「녹턴」과 R&B 크로스 오버 기법을 시도했다.
테크노 스타일의 댄스곡 「가버려」(정재윤 작곡/한주희 작사)는 김조한 보컬의 「변신」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곡.
올해 초 미국의 잘 나가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짐 브릭먼의 음반에 「Love Of My Life」를 불렀던 그가 이번 앨범에선 이 노래를 우리말로 불렀다. 그는 짐 브릭먼이 보내온 연주곡 마스터테이프에 노래말을 덧입혔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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