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북한 직업총동맹간의 축구경기가 12일 오후 평양 양각도경기장에서 3만여명의 관중이 스탠드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 장대같은 빗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경기는 이례적으로 조선중앙TV로 생중계됐다.경기결과는 북측의 5대 4 승리. 스코어상으로는 「박빙」이었지만 실제 경기내용에서는 직업선수 수준의 북한팀이 「조기축구회」 수준인 남측을 압도했다. 오후 4시35분 민주노총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는 불과 4분만에 북한팀의 전광석화같은 기습 슛이 터지면서 내내 일방적으로 전개됐다. 전반 스코어는 4대 0. 북한팀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는지 후반들어 경기 템포를 느슨하게 푼 사이 민주노총팀은 연달아 4골을 만회했다.
이에 앞서 경기 개막식이 오후 4시부터 3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양팀 선수들이 트랙을 돌며 관중의 환호에 답한 뒤 「우리의 소원」 노래에 맞춰 푸른색 한반도에 축구공이 새겨진 대회기가 게양됐다. 염순길 북한직총위원장은 개막사에서 『이 대회는 민족대단결의 시범이자 통일로 나아가는 경기』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이갑용(李甲用)민주노총위원장은 『통일사절단인 민주노총 대표단은 축구대회로 통일의 장애물을 걷어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통일선서, 선수단 소개, 한복을 차려입은 북한여성들의 꽃다발 증정 등이 이어졌다.
이번 남북축구대회는 분단이후 90년 대표팀간 교환 경기, 91년 청소년단일 대표팀구성위한 교환 경기에 이어 3번째. 민주노총과 직총은 13일 양측 선수를 섞어 「백두」 「한라」팀을 재구성해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갖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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