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모라도 쓰고 갔으면…』6월30일 새벽 씨랜드 화재참사 당시 불속에 뛰어들어 제자들을 구하고 숨진 고 김영재(金永在·38·마도초등학교)교사가 25일 열리는 고려대 후기졸업식에서 석사학위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또다시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학위논문 제목은 「교사의 성격유형과 스트레스 수준및 대처방법」. 논문을 지도한 안창일(安昌一·심리학과)교수는 『현대인에게 공통적인 스트레스와 교사들의 성격유형이 갖는 상관관계를 다양한 교육심리 이론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87년 광주교대를 졸업한 뒤 수원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올해 초 경기 화성군 마도초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96년 9월 상담심리 전공으로 이 대학의 교육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만학의 꿈을 버리지 않은 채 짬짬이 공부, 6학기만인 올 6월26일 석사논문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그렇게 고대했던 석사모는 끝내 쓰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교사인 부인 최영란(37·수원 칠보초등학교)씨는 『방학 때면 서울로 올라가 대학 기숙사에 머물면서 못다한 학습에 열정을 쏟았다』면서 『특히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컴퓨터 앞에 앉아 논문을 준비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학교 개학(26일) 준비 때문에 나중에 따로 졸업장을 받거나 집안 식구를 대신 보낼 생각』이라며 『졸업장은 용인공원묘지에 잠들어 있는 남편의 영전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안창일 교수는 『김교사는 유별나게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학생이었다』면서 『참사 나흘전 논문심사 때 「참 좋은 논문을 썼다」고 칭찬하자 싱글벙글 웃으면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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