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은 정부와 대우 채권단이 10일 결정한 구조조정 수정안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우중(金宇中)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들은 이날 관계 당국과 채권단 관계자들에게 「대우증권등 매각을 통해 얻는 실익보다 손실이 훨씬 크다」며 기존 방안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대우측은 대우증권의 올해 예상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알짜기업」이지만 김회장 및 대우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대우증권 지분(총16%선)은 주식 가총액으로 2,700억원 선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팔아보았자 재무개선 효과도 별로 없는 알짜기업을 무조건 팔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가 대우증권과 서울투신 지분등 매각을 꺼리는 진짜 이유는 이들 금융기관이 대우 계열사의 회사채, 기업어음(CP)등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해외투자자들에게 매각될 경우 즉각 회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대우가 당초 연말까지 8개사를 남기기로 했으나 자동차 경영권을 GM에 넘겨주고 금융계열사까지 처분할 경우 사실상 그룹 해체를 의미하게 된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우가 정부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을 언제까지 방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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