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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막전막후] 극단 떼아트르 노리 '유리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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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막전막후] 극단 떼아트르 노리 '유리가면'

입력
1999.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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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떼아트르 노리의 「유리가면」은 연극과 만화라는 상이한 장르가 접합 가능하다는 대전제 위에서 존재한다. 『학교나 캠퍼스에서 「유리가면」을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이 나돌고 있을 만큼 대단한 인기의 만화다. 만화이긴 하되,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와 탄탄한 구성, 비약과 생략 등 만화적 아이디어가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이 극은 텍스트로서의 만화의 유용성, 만화적 어법의 연극적 변용 가능성을 묻고 있다.극의 소재는 현대판 신데렐라 신드롬. 식당의 배달부 소녀가 연극계의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고통과 기쁨, 라이벌과의 경쟁을 그리고 있다. 유리가면이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연기자의 자부심, 허영심, 인기의 본질을 상징한다.

극은 몇가지 큰 축으로 구축돼 있다. 헬렌 켈러와 설리반 선생의 투쟁, 유복한 환경의 스타 배우 오유경, 식당 배달소녀 신유미 등은 인간들로 이뤄진 날줄이다. 영화기획회의, 오디션 현장, 암전 속의 해설 등이 극의 씨줄인 셈.

천문학적 액수가 장난처럼 등장하고, 등장 인물들은 너무 유형화해 연극적 탄력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마이크를 통한 지문(指文)의 빈번한 등장, 잦은 암전과 충격적 효과음 등은 3차원의 만화라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신생 극단 떼아트르 노리의 젊은 배우 25명이 펼치는 절도있는 열연은 이러저러한 불만들을 상쇄한다. 특히 순박한 식당종업원에서 명석한 배우까지의 변신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이항나(23·신유미 역)를 보는 것은 즐겁다. 현재 21권까지 나온 일본의 시리즈 만화 「유리가면」은 계속 이어진다. 연극은 1~10권까지를 극화한 것. 연출 전훈(35). 15일까지 은행나무 소극장, 평일 오후 7시반, 툐요일 오후 4시반 7시반, 일요일 오후 3·6시 (02)540_6674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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