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법을 진작 만들었어야지요. 어쨌든 기분이 좋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추진한다는게 사실입니까』 여야와 정부가 「암특별법 제정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본지를 통해 보도된 9일, 기자는 두 가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하나는 암의 심각성을 정치권과 정부가 뒤늦게나마 인식한데 대한 「칭찬 반(半), 불만 반(半)」의 의견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 일의 「중심」에 여야 국회의원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전자의 경우는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었다. 국민들이 느끼는 「암에 대한 공포」와 「법 제정의 필요성」을 정치권과 정부가 철저히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암 치료에 있어 환자 본인이나 가족들은 철저히 「홀로서기」를 해왔다. 제도적으로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던질 수 있는 아무런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을 전전하고,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민간요법을 동원하는 환자들이 태반이지만 완치확률은 10명중 1명이 채 안된다. 암 특별법에 거는 국내 20만명의 암 환자들의 기대는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암 특별법의 성공 여부는 국회의원의 손에 달린것 같다. 여야 의원 16명이 모처럼 의기투합해 「일」을 저지른 만큼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이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암 특별법 제정이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일그러진 의원상(像)을 반전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이 법을 주도하고 있는 의원들에게도 이날 몇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랜만에 「의원님」들이 뭉치셨더군요.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합니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또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잊지않았다.
김진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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