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요즘 새로 출간된 책만 보아도 그렇다. 전세계 120여 개의 인터넷기업에 진작부터 투자를 해왔다는 손정의씨, 역경을 딛고 51세에 하버드대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서진규씨, 영화 「용가리」로 주목받는 심형래씨 등의 이야기가 새로 나왔다. 번역서로 미국의 커피체인점 스타벅스 창업자 이야기도 나왔다.딸아이가 일요일이면 보려 하는 「성공시대」라는 TV다큐멘터리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담임선생님이 보래. 재미도 있지만 그 사람들의 노력과 참을성을 배우래』.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보는 까닭은 대부분 아이의 담임교사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성공해야지』하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말이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성공지침을 알리는 책도 무수히 많다. 성공에 관한 이야기가 「성공학」으로 불리는 시대답다고 할까. 「성공서」를 국내의 한 인터넷서점(kyobobook.co.kr)은 890권, 미국 서점(bn.com)은 5,658권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가 이런 류의 성공을 위한 self-help book, 자기개발서이다. 성공의 의미를 묻고 성찰하는 철학적인 책은 화제가 아니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해야 잘 살고 성공하는가를 더 중시하는 세태를 개탄하는 그룹은 「죽어야 할 공자」그룹쯤일지 모른다.
몇몇 자기개발서를 보면 성공은 행복을 뜻하는 것도 같다. 스스로를 비즈니스세계의 동기부여가(motivator)라 부르는 스티븐 코비같은 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류의 책에서 행복찾기를 강조한다. 『사람들은 90% 이상의 시간을 항로이탈상태로 살아가지만 자신이 현재 어디 있는가, 목적지는 어디인가, 최고가치는 무엇인가를 이해한 다음 자신을 경영하면 행복해지고 성공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요점이다. 그러나 성공은 이제 돈과 동가로 여겨지는 추세인 듯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베스트셀러를 집계하는 미 USA투데이지 웹사이트(usatoday.com)를 보면, 「money 베스트셀러」가 아예 따로 있다. 그 목록은 바로 성공서들과 일치한다.
돈, 출세, 행복, 자기만족감, 집념 그 어느 것이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성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고기를 잔뜩 먹고 나면 싱싱하고 신선한 야채가 먹고 싶어지듯 우리의 정신도 성공서들 외에 낭만적인 소설, 「월든」같은 조용한 시골생활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박금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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