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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피해업체] 재기 구슬땀 "노사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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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피해업체] 재기 구슬땀 "노사가 따로 없다"

입력
1999.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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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죠. 모두가 힘을 합치면 공장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겁니다.』중·북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피해 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경영자와 종업원이 한마음이 돼 물에 젖은 기계를 닦아내고 진흙탕 속에서 원자재를 건져내며 재기 의지를 다지고 있다.

8일 경기 동두천시 하봉암동에 자리잡은 옷감 염색업체 ㈜우진염공에서는 직원 50여명과 인근 군부대 군인들이 따가운 햇볕 아래 흙더미가 된 원단을 씻어내고 말리느라 분주했다. 회사의 비피해 소식에 휴가 중이던 직원들까지 달려와 복구작업을 도왔다. 기술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진흥공단 기동지원팀도 고장난 기계를 고치며 힘을 보탰다.

이 회사는 이번 집중호우로 1층 창고와 공장기계가 모두 물에 잠겼다. 창고에 가득 쌓여 있던 원단은 흙더미로 변했고 염색기계는 흙탕물이 들어가 못쓰게 됐다. 물에 잠긴 창고속 원단을 건져내 보지만 한번 물을 먹거나 오물이 묻은 원단은 모두 버려야 할 판이다. 수출을 위해 포장을 마치고 쌓아 둔 제품까지 몽땅 날렸다. 사장 이세영(50)씨는 『벌써 1주일 넘게 가동을 못한데다 완전복구까지는 보름 이상 걸려 주문받은 수출물량을 제때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원 김선희(27)씨는 『지난 해 여름에도 1층이 물에 잠겨 고생했는데 올해 똑같은 일을 또 당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사태도 이겨낸 만큼 직원들이 힘을 합쳐 빨리 공장가동을 재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경기 북부와 인천지역에서 수해를 입은 업체만 줄잡아 200여 곳. 피해액도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섬유·피혁·염색 분야 중소 공장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두천과 양주 포천 연천 파주, 인천 부평 등에서는 상당수 공장들이 완전 침수돼 2주일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수해로 인한 생산차질. 기계가 망가지고 원자재마저 바닥나 생산차질에 따른 손실액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수출업체들이어서 납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해외판로가 끊기는 등 2중3중의 피해를 보게 됐다. 경기 포천군 성진지퍼는 2억원어치의 완제품과 5,000만원어치의 원자재가 흙탕물에 젖거나 휩쓸려 없어지는 피해를 입었으며 5억원짜리 생산설비가 손상돼 조업을 중단했다.

벨트 생산업체인 삼영벨트는 9,300여만원어치의 원자재와 완제품을 잃어 이달 말까지 선적키로 한 1만5,000달러어치의 제품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피해 업체들은 밤샘 복구작업에 일손이 달리는 데다 수출 거래선에 납기일을 재조정해야하는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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