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사면이 국민 여론에 막혀 어려워지는 분위기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당초 화합 용서 화해의 차원에서 현철씨 사면을 검토했으나 곳곳에서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건의가 올라오자 사면을 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듯하다. 특히 『김대통령이 옷사건 이후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해놓고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현철씨 사면을 강행하는 이유가 뭐냐』는 의구심 섞인 비난까지 나오자, 사면 불가론이 우세해지고 있다.대통령자문기구인 제2건국위조차 7일 현철씨 사면을 반대한다는 건의를 김대통령에 전했다. 제2건국위는 『권력형 비리를 척결키로 하고서 대표적 케이스인 현철씨에 대해 사면조치를 내리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 권한대행은 6일 당무보고 때 사면반대 여론을 전했고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도 9일 주례회동에서 반대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다.
여론 외에도 야당이 「후3김 시대 청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김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의 정치적 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4일 법무부의 사면안 보고 때만해도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철씨 사면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이제는 쑥 들어간 상태다.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도 『분위기는 사면 불가 쪽』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고민과 우여곡절을 국민에 보여준 후 여권이 현철씨 사면을 택할 지도 아직은 모를 일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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