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책방 어린이책 코너는 늘 꼬마 손님들로 붐빈다.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서너살바기 아기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모습은 얼마나 귀여운지. 책 읽는 어린이로 키우는 데 책방 나들이는 좋은 방법. 어린이책 전문서점으로 서울에 10여개 등 전국에 70여 군데가 있다. ★전국 어린이전문서점 안내. (02)322_2057이들 어린이 전문서점은 대개 10평 안쪽으로 규모는 작지만 엄선된 좋은 책만 골라 갖다놓고 있다. 여러 권 짜리 전집류나 학교 앞 책방에서 요새 흔히 보는 귀신이야기류 괴기물, 독후감 숙제용 책 같은 건 없다. 내 아이에게 어떤 책이 좋을까, 어떻게 책읽기를 지도할까 도움말도 얻을 수 있다.
경기 일산신도시의 어린이 전문서점 동화나라. 예쁘게 꾸며진 30평 공간에 1만5,000여권의 책이 꽂혀있고 키 작은 꼬마의자, 소파와 탁자를 갖춰 앉아서 읽기 좋게 해놨다. 밖에서 놀다가 롤러블레이드를 신은 채 들어와서 책을 읽는 아이, 소파에 앉아서 국어사전까지 펼쳐놓고 책을 보는 아이 등 아이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
어린이 전문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작은 문화공간 노릇을 하는 데가 많다. 동화를 읽는 어른들 모임과 책 읽는 아이들 모임이 거기서 만나 활동한다. 일산 동화나라의 경우, 동화를 읽고 토론하는 엄마들모임이 13개나 된다. 이들은 때때로 아이들을 데리고 들꽃을 보러 가거나 주변 유적지를 찾기도 한다. 어린이 책읽기 모임에 참가하는 아이들도 30여명. 출판 일을 하다가 동화나라를 차린 주인 정병규(38)씨는 서점 지하 작은 공간에서 구연동화 슬라이드를 상영하고 어린이 비디오 영화제를 열기도 한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골라줄까. 정병규씨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라고 말한다. 아이가 고른 책이 영 맘에 들지않으면, 일단 설득하고 그래도 안되면 부모가 고른 책 1권, 아이가 고른 책 1권 식으로 절충하라고 일러준다. 또 같은 나이의 아이라도 독서능력이나 관심은 서로 다르니까, 유아·저학년·고학년용 등 분류기준을 그대로 따르지 말고 아이의 상태를 고려하라고 충고한다. 부모가 강요하듯 책을 골라주면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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