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특1급호텔에서의 결혼식이 허용됨에 따라 호텔마다 예약·문의 전화가 급증하고 부유층 손님끌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호텔은 수십억원을 들여 레이저쇼가 가능한 대형 전용룸을 꾸미는가 하면 1인당 수백만원짜리 외국인 결혼패키지 상품과 연예인 유치경쟁까지 벌이고 있어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서울지역 각 특급호텔에는 지난달부터 호텔결혼식 문의와 예약전화가 하루에도 10여건씩 들어오고 있다. 평일에는 국제회의 등 각종행사 때문에 예약이 적은 편이지만 주말은 가을시즌까지 예약이 거의 차 있는 상태다.
특급호텔 예식비용은 일반보다 3배이상 비싸고 1억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어 이용자는 기업가나 의사, 자영업자 등 부유층이 대부분이다. P호텔 관계자는 『정치인과 공직자 등은 이용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재벌기업 임원이나 고위 공직자들이 결혼식장을 예약했다가 여론을 의식, 해약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들의 판촉전도 치열하다. 서울 H호텔은 60억여원을 들여 대형스크린 5개와 레이저시스템을 갖춘 270평 규모의 초호화 예식전용룸을 9월에 개장할 예정이다. 1인당 4만2,000~7만8,000원으로 식사비용만 500명 기준으로 2,000만~4,000만원에 달한다. 또 보석감정과 식사예절, 재테크 요령등을 강의하고 예식비용을 할인해 주는 90만원대 「신데렐라」 신부수업 코스까지 개설했다.
서울의 P, R호텔은 신혼여행시 국내외 체인호텔 무료숙박 서비스를 제공, 부유층 고객을 끌고 있다. L호텔도 백화점 혼수코너와 면세점 이용시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서울 R호텔은 해외마케팅을 통해 9일 첫날 첫쌍으로 일본인 신혼부부를 유치했다. 60여명의 하객이 초청돼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이 결혼식은 1인당 220만원이 드는 초호화결혼식이다. L호텔도 일본사무소를 통해 패키지 결혼식을 3건이나 유치했다.
S호텔 관계자는 『각 호텔이 여성잡지와 일간지를 통해 광고전을 펼치는 등 결혼식 유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며 『일부 연예인은 호텔간 경쟁을 이용, 결혼식을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호텔결혼식은 선택사양에 따라 식대가 1인당 10만원 이상까지 올라가고 꽃장식과 부대서비스를 합칠 경우 억대에 육박한다』면서 『과소비와 위화감을 조장하지 않도록 초호화결혼식은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배성민기자 gaia@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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