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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게임업체 죽이는 밥그릇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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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게임업체 죽이는 밥그릇싸움

입력
1999.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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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왜 굳이 야스쿠니신사인가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총리·각료의 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참배를 위한 묘안 찾기에 골몰하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은 야스쿠니신사를 종교법인에서 정부 관리하의 특수법인으로 바꾸거나 A급 전범의 위패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 전자가 헌법의 정교분리 조항과 관련한 국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면 후자는 A급 전범을 「순국자」로 기린다는 한국·중국 등의 반발을 고려한 결과이다.

그러나 야스쿠니신사의 이력으로 보아 이런 궁여지책은 「괴안(怪案)」에 머물 뿐이다. 「순국 선열」의 영령을 위로하던 수많은 「초혼(招魂)신사」의 하나인 쇼콘샤(招魂社)가 야스쿠니신사로 개칭된 것은 1879년. 그 이후 2차대전때까지 구일본 황실이 경비를 부담하는 특별 관폐(官幣)신사로서 국가신도(神道)를 상징하고 군국주의 확대정책을 종교적으로 뒷받침해 왔다. 전후 좌파정권이 야스쿠니신사 철폐안을 제기한 것이나 우익세력이 공식참배 주장을 거듭해 온 것도 모두 이런 역사 때문이다. 78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A급 전범의 위패 봉안으로 그 속성은 더욱 굳어졌다.

이런 점에서 야스쿠니신사를 특수법인으로 삼아 일부 경비를 국비로 부담하자는 방안은 결과적으로 국가신도 부활을 연상시킨다. 또 A급 전범의 위패를 옮기자는 발상은 야스쿠니신사는 물론 애초에 위패 봉안을 떠밀고 총리·각료의 공식참배 압력을 펴 온 우익세력의 반발로 보아 실현되기 어렵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이같은 궁여지책의 이유로 「외국의 국립묘지 헌화 관행」을 들고 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야스쿠니신사 바로 아래에는 치도리가후치(千鳥ケ淵) 전몰자 묘역이 있다. 국민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을 외면하면서 굳이 야스쿠니신사를 고집하는 저의가 의심스럽기 만 하다.

황영식 도쿄특파원

yshwang@hk.co.kr

[기자의눈] 게임업체 죽이는 밥그릇싸움

네트워크게임을 만들어 외국에 수출까지 하는 모 개발업체사장은 요즘 잘 나가는 게임업체로 지목받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게임산업이 서로 자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가 세불리기 차원에서 따로따로 추진하는 각종 행사·모임에 끌려다니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정부의 지원이 아쉬운 업체로서는 양측의 눈치를 모두 보지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게임산업의 주무부처가 어디냐를 놓고 벌이는 두 부처의 밥그릇 싸움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문화부는 게임이 문화영상물이라는 논리로, 정통부는 소프트웨어물이라는 이유로 각각 주관업무라고 맞서고 있다. 양 부처의 해묵은 갈등은 급기야 최근 정통부의 「게임콘텐츠종합데이터베이스구축사업」 발표로 폭발했다.

이 사업은 정통부가 38억원을 들여 8,500건의 소재를 디지털자료로 만들어 게임개발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발표가 나가자 문화부측은 자신들이 4월에 기획예산처에 예산신청을 했다가 보류당한 같은 내용의 「게임소재데이터베이스구축사업」을 정통부가 『훔쳐갔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정통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강력부인하고 있으나 문화부는 정통부에 항의문까지 보내면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세다.

이처럼 양 부처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다보니 부처간 업무조정을 맡은 국무총리실조차 서로 알아서 하라며 손을 들어버렸고 기획예산처에서도 예산심의를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정작 제일 큰 피해자는 게임관련업체들. 분초를 다투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시간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생명이지만 정부부처들이 도와주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이전투구의 수렁속으로 함께 끌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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