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가 지난 2년간 치열한 환경논쟁을 일으키며 추진해 온 영월댐 건설계획이 포기될 것같다. 댐건설 쪽으로 기울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마음을 바꾸어 『개인생각으로는 건설안할 수 있다면 안했으면 좋겠다』고 반대의견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의 생각이 이렇게 표명된 이상 댐건설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무엇이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다만 대통령이 강원지역 4개 MBC 방송과의 회견에서 『환경보존 입장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을 정부가 굳이 하려고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아 국민여론, 특히 총선여론을 상당히 의식한 정치적 고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댐을 반대하거나 찬성할 수 있는 일반국민과 달리 대통령은 미래를 통찰하면서 국민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영월댐문제는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동강댐 건설을 계속 반대해 온 입장이지만, 이렇게 중대한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가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언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같은 지적을 하는 것은 영월댐 건설 포기가 문제의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댐건설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도 이에 상응하는 희생을 해야 한다. 즉 물을 부족함 없이 쓰는 것을 전제로 했던 수자원정책의 일대 변화를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댐 건설 반대나 환경보호의 여론을 새로운 정책의 추진력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비전이 담긴 청사진이 당당히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는 영월댐건설에 줄곧 반대입장을 취해왔다. 그 이유는 21세기의 물부족사태등 건설부가 제시하는 수자원문제를 부정해서가 아니라 문제의 해결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대적 환경변화를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대통령의 인식전환을 환영한다.
동강을 있는 그대로 흐리게 하기 위해서는 물수요관리에 치중하는 수자원정책이 치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국민과 정부와 환경보호주의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물절약은 최우선적인 과제이고, 수도권이 전국인구의 반을 수용하는 국토개발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은 생각을 밝힌 이상 동강댐 건설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짓도록 해야 한다. 먼훗날 영월댐없이도 물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정책수행과정에서도 명료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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