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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회장 일갈] 이런사람이 경제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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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회장 일갈] 이런사람이 경제 걸림돌

입력
1999.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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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에 소극적인 정치인과 관료, 개혁 방안을 처음부터 해설하는 평론가, 시장만능론을 전파하는 언론인, 미국식 신용평가 신봉자, 불황을 핑계로 종업원을 마구 자르는 경영자- 이런 사람들이 일본 경제의 걸림돌이다」.5일 최고경영자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터져 나온 오쿠다 히로시(奧田碩·67) 닛케이렌(日經連) 회장의 일갈이 화제가 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사장 시절 입바른 소리로 유명했던 그가 5월 닛케이렌 회장 취임 이래 처음으로 본모습을 보인 것이다.

오쿠다회장은 지난해 8월 재계·학계 인사로 발족한 「경제전략회의」의 234개 제언 가운데 겨우 50% 정도가 정부의 「검토 대상」에 올라 있음을 지적, 『제언의 취지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실행되더라도 그 속도가 극히 늦다』고 가장 먼저 정치인과 관료를 겨냥했다.

그는 『보다 큰 문제는 그런 제안이 실행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라며 『처음부터 「총리의 사적 자문기관으로 구속력이 없다」든가 「결국 정권유지의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해설하는 사람들(평론가)이 바로 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늘 회사에서 「개혁을 꺼리는 사람은 참여하지 않아도 좋다, 제발 방해하지만 말아 달라」고 말한다』며 『사회 전체의 개혁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쿠다회장은 『시장·자본 논리는 자유경제 발전에 불가결하지만 어느 시대, 어느 조직에서건 인간에 우선할 수는 없다』며 『시장의 움직임을 「신의 뜻」인 양 보도하고 논평하는 언론과 분석가는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시장관계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화살은 경영자에게로 돌려졌다. 우선 『경영자들이 독자적인 문화·전통을 무시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일본제 영어에 휘둘려 다른 나라를 따라가서는 국제경제에서 이길 수 없다』며 『미국 신용평가회사가 미국식 발상으로 매긴 신용등급을 맹종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불황을 핑계로 간단히 종업원을 해고하는 기업은 장래성이 없다』면서 『노동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기업은 자본시장에서도 평가받을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정말 과잉고용이 문제라면 우선은 과잉분을 새로운 사업에 활용하려고 애쓰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그런 정도의 기업가 정신도 없는 경영자라면 가장 먼저 퇴진해야 한다』고 일갈, 경영자들로 메워진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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