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등대] "무늬만 자원봉사는 사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등대] "무늬만 자원봉사는 사절"

입력
1999.08.07 00:00
0 0

4일부터 무료진료가 진행된 동두천 초등학교. 육군 D병원 모 군의관은 6일 『진료봉사를 나온 민간의료단체가 불과 1~2시간만 머무른 뒤 짐을 싸 철수했다』며 『피부병에서부터 수인성 질병까지 수해의 후유증을 염려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그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머무른 시간만 짧다면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지만, 진료보다 사진찍기에 열심이었던 몇몇 봉사단의 행태는 참을 수 없었다』 자원봉사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홍보나 겉치레 지원에 그친 사람들도 적잖았다는 얘기였다.

의정부시에 있는 모 자원봉사단체의 경우 동두천시 보산동에 수재복구 지원활동에 나서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5m 길이의 대형 플래카드를 준비해와 이를 동네어귀에 내걸었다. 이 단체의 참여인원은 6명.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난이 수재민사이에서 터져나왔다.

동두천시청 재해대책팀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자원봉사관련 문의전화가 쇄도한다. 수재민들을 도울수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사연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씩은 「당당하게」 엉뚱한 조건을 붙이는 단체도 있다. 주로 시장등 시청 간부와의 기념촬영,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줄 것등이 주요 요구사항이다.

때문에 재해대책팀은 가급적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려고 민간 및 이익단체의 자원봉사 제의는 대부분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보다 피해가 덜 해 군지원병력만으로도 충분한 이유도 있으나 까다로운 「부대조건」이 부담스럽게 느꼈기 때문이다.

동두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주겠다니 일단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불과 한두 단체의 과잉홍보 의욕때문에 수재민들의 마음이 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면서 자원봉사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