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부는 5일 대(對) YS 조기(早期) 전면론자와 신중론자로 진(陣)이 갈렸다. 조기 전면론자들은 『기왕에 전쟁났다고 소문난 마당에 여기서 엉거주춤하면 약세만 보이게 된다』며 쾌도난마식의 「YS 베기」를 주장했다.YS의 목표가 독자적 정치세력화 내지 신당 창당에 있는 게 명약관화한 마당에 우물쭈물하면서 화근을 키울 게 아니라 하루라로 빨리 환부를 도려내 출혈을 줄여야 한다는 게 조기 전면론자들의 생각이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칼을 뽑아들고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훌륭한 전술이 될 수 있다』며 일단 YS측의 움직임을 지켜보자고 주장한다. YS 스스로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목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형편에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먼저 나서서 확전을 시도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말려드는 역효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전론자들의 환부 제거 주장에 대해서도 신중론자들은 『종기를 곪게 만든 뒤 째는 것도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며 화농을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결국 주장(主將)인 이총재의 몫인데, 4일의 당무회의 「충돌」이후 이총재는 오히려 신중론쪽에 더 크게 귀를 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총재를 대신해 5일 주요 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신경식(辛卿植)총장이 『박종웅(朴鍾雄)의원이 우리 당을 독재정당에 비유하는 등 극한발언을 계속하면 당기위 회부 등 제재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이총재의 확전의지 표명이라기 보다는 사무총장 선에서 「대리전」을 치르겠다는 의사표시로 읽어야 한다는 게 측근들의 독법(讀法)이다.
한 핵심측근은 『이총재의 당무회의 발언은 YS에 대한 결별선언이 아니었다』면서 『YS문제에 관해 지나치게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주위의 비판에 곤혹스러워 하던 이총재가 고심끝에 나름의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 것일 뿐인데, 당무위원들간의 설전과정에서 상황이 다소 엉뚱한 곳으로 흘러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측근은 『공이 YS 진영으로 넘어간만큼 일단 어떻게 공을 처리하는지 지켜볼 참』이라고 말해 「돌발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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