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내각제 연기 합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주산악회 재건 추진 등 일련의 정치적 이슈를 둘러싸고 사이버 공간에서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네티즌들의 의견은 이들 「3김(金)씨」가 또다른 정치적 관계로 맺어지는 「후(後)3김시대」가 시작됐다며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들 의견 가운데 절반 가량은 「3김씨」에 대한 감정적 인신공격이지만 논리적으로 우리 정치의 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만은 않다.
유니텔 이용자 이선우(ID 썬텔)씨는 『3김 시대가 20세기를 끝으로 종료되었으면 했는데 희망으로 그치고 말았다』며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도 우리 국민은 3김과 희로애락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한 천리안 이용자(ID JS7111)는 『3김씨는 한반도와 국민들을 놓고 스타크래프트처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비유한 뒤 『우리나라는 3김씨가 운용하는 커다란 베틀넷(인터넷 시뮬레이션 게임의 하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3김 정치」로 대변되는 우리 정치권 전체의 후진적 행태를 비난하는 지적도 많다. 유니텔 이용자 유원영(ID waldenpo)씨는 『우리 정치세력들은 진정한 정치 철학이나 가치관없이 3김을 추대하지 않고서는 정치생명을 이어가지 못하는 노예들이 됐다』며 『지역기반의 집권이라는 웃지못할 행태가 계속돼 정치인은 물론 국민들까지 3김 망령의 피지배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용자 김정걸(ID mind3000)씨는 『3김의 에너지원은 바로 우리 국민성』이라며 『의식과 투표행동이 다른 우리 국민의 이중성 때문에 3김 청산은 헛수고일 뿐』이라고 냉소적인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네티즌 가운데 일부는 『후3김 시대라는 말 자체가 특정 세력을 비판하기 위해 마련된 왜곡된 용어』라며 『「포스트 3김」시대를 열지 못하는 우리 정치권의 총체적인 실태가 문제』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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