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여야는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전선(戰線)을 형성하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김정길(金政吉)장관을 앞에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李英作)씨의 경기은행로비 사건 관련여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국민회의는 세풍사건으로 맞섰다.회의 시작부터 한나라당은 작심한 듯 법무부를 몰아쳤다. 이규택(李揆澤)의원은 법무부측이 업무보고 도중 『한나라당 관계자가 국세청을 동원해…』라고 언급하자 『국세청이 자발적으로 했지 우리가 언제 국세청을 동원했느냐』면서 『엉터리로 만든 보고서를 다시 만들어 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이영작씨를 출국금지시키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따진 뒤 『시중에 「서이석 리스트」가 돌고 있는데 국민회의 고위직 이름이 들어있다』고 국민회의 의원들을 자극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태재단본부에서 미주지부에 송금한 돈이 얼마냐』『서이석(徐利錫)행장이 주혜란(朱惠蘭)씨로 안되니 이씨에게 줄을 댄 것 아니냐』『임지사부부가 받은 돈의 사용처와 출처를 낱낱이 밝히라』며 파상공격을 했다.
여당의원들은 이에 대해 『왜 자꾸 상관 없는 아태재단을 거론하느냐』고 반박한 뒤 곧 세풍사건으로 역공에 나섰다. 조찬형(趙贊衡) 유재건(柳在乾)의원등은 『국가의 조세권이 일개 정당의 사유물이 됐고 개인적 치부수단으로 전락했다』며 『법무부 장관은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의지를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민련 함석재(咸錫宰)의원은 『개인용도로 쓰여진 10억여원 말고도 당에 입금되지 않은 58억여원의 행방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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