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올가」가 예상보다 적은 비를 뿌리고 한반도를 빠져 나가자 기상청이 예보한 강우량이 「부풀리기」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기상청은 태풍으로 인한 예상강우량을 2일 오전 80~200㎜(최고 300㎜이상)로 발표했다가 오후 5시 강우량을 100~300㎜, 최고 500㎜이상로 수정발표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드리워진 거대한 구름덩어리(수렴대)가 태풍과 만나 「+ α」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이같은 전망을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올가」와 구름덩어리는 합류하지 못하고 일부는 북한쪽으로 밀려나고, 나머지도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별 효력을 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이 몰려올 경우 대개 기존의 수렴대는 분산되거나 북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태풍으로 인해 실제 내린 양보다 예상강우량이 훨씬 적을 경우 받게될 비난보다 범위를 넓혀 오차폭을 줄여보자는 「면피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기상예측결과는 감사대상이기 때문에 예보관들은 신중하지 않을 수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중부지방에 최고 600㎜의 폭우가 쏟아졌으나 하루앞서 지난달 30일 밤 11시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30~80㎜, 많은 곳은 12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뿐아니다.
지난해 7월31일 밤 지리산에 최고 320㎜의 집중호우가 퍼붓기 전에도 당일 오전 예보에서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30~80㎜, 남부는 10~50㎜의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지리산 폭우는 슈퍼컴퓨터가 가동되기 전이라 「이해」한다 손 치더라도, 이번 중부지방의 폭우는 의도적으로 강우량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제트기류가 수렴대를 분산시키거나 이동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제트기류는 중위도 상공에 늘 형성돼 있는 것으로 집중호우를 몰고 오기도 한다』며 『이같은 제트기류의 영향을 기상전문가들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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