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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KBS-TV극회 '사의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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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KBS-TV극회 '사의 찬미'

입력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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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KBS_TV 극회의 「사의 찬미」는 예술과 불륜이라는 고전적이며 매력적인,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는 테마가 이 시대에도 유효한 지를 묻고 있다.『아니, 두 사람이 왜 불륜인가요?』 KBS 탤런트라고 밝히고 배우 한 명이 나와 객석에 던지는 질문이다. 이 말을 신호로 다른 배우들은 『윤심덕_김우진, 자살이냐 타살이냐』 등 당시 장안의 지가를 올렸던 신문 제목을 하나씩 읊어간다. 극 내용의 객관화, 최근 젊은 연극인들이 앞다투어 구사하는 서사극적 기법이다. 윤심덕의 일본 유학에서 둘이 함께 현해탄에 뛰어들기까지의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추리극 형식이다.

자칫 평면적으로 전개될 수도 있으나, 극은 마임과 영상, 윤심덕의 음반 등 연극적 장치를 동원, 군데군데 돋을새김 효과를 낸다. 특히 남여 배우 17명이 펼치는 군무와 합창의 완성도는 주목할 만. 윤심덕이 신여성다운 당찬 태도와 말솜씨로 언론의 총아로 군림하는 장면은 빛난다.

관객들에게는 TV에서 보던 얼굴들을 무대 연기로 확인한다는 재미가 쏠찮다. 김정란(윤심덕) 송영창(김우진) 등의 열연에, 신구 임동진 최수종 천호진 등 인기 탈렌트들의 카메오 연기까지. 화려하게 디자인된 조명이 자아내는 효과 등 TV적 색채감도 다른 연극에서는 찾기 힘든 구경거리다.

그러나 비슷한 이치로, 작품에는 매체로서의 TV가 갖는 평면성을 연극적 공간에 그대로 이입시켜 버린 안이함이 발각된다. 3~4명 출연해 말을 주고 받는 대목의 경우, 배우들이 나란히 옆으로 서서 연기를 진행, 마임에서 보여준 공간적 깊이감을 상쇄시켜 버렸다. 또 무선 마이크, 에코 장치 등 음향 장비를 일부 도입, 객석은 관극인지 관람인지 헤매야 했다.

연극은 무대와 객석이 사람 대 사람으로, 직접적으로 만나는 3차원의 어쿠스틱 예술이다.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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