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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소잃고 외양간도 못고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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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소잃고 외양간도 못고치나"

입력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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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물난리를 겪었던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이 올해도 똑같은 수해를 당하자 당국의 무대책을 성토하는 격렬한 의견이 사이버 여론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PC통신망 천리안에 개설된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도 못하나」라는 제목의 토론마당에는 울분에 가득찬 목소리가 가득하다. 토론마당 개설자(ID 필연우연)는 『지난해 그렇게 난리를 겪었으면 제대로 고쳐놓아야 할텐데 올해도 작년과 같은 피해를 당했다』며 『내년에는 또 어떻게 될런지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다른 이용자(ID 다한아)는 의정부의 한 마을의 주민들이 단체로 재해보험을 들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얼마나 정부를 믿지 못하면 보험까지 들었겠느냐』며 『비가 내리는 것은 천재지만 막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할 것 아니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치권을 질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천리안 이용자(ID HITEWINE)는 『평소에는 정쟁에 밤새는 줄 모르다가 물난리만 나면 수해지역에 얼굴을 비치는 정치인들이 많다』며 『정치인들이 괜히 수해지역에 나오면 복구만 지연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심지어 다른 이용자(ID SBOY)는 『정치하는 사람 모두를 수해지역에 살게 해서 그 고통을 겪게 해야 인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도봉구 창4동에 산다고 자신을 소개한 하이텔 이용자 김순재(ID judaeng)씨는 『우리 동네는 매년 여름 폭우만 오면 물이 넘쳐 길에 물고기가 떠다닌다』면서 『프랑스는 나폴레옹 시대때 만든 하수시설이 아직도 건재하다던데 우리나라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수재의연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천리안 이용자(ID 말보로민)는 『몇차례 수재의연금을 둘러싼 비리가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모든 성금의 정확한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텔 이용자 이상재(ID 전북건치)씨는 『국민들의 가슴 뜨거운 성금을 착복하는 사람들을 엄중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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