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이 폭우속에 고립된 마을 노인과 어린이 3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새마을지도자 김상현(김상현·37)씨가 면사무소 직원 한기홍(한기홍·40)씨와 함께 구조용 고무보트를 저으며 연천군 백학면 11개 마을을 잠기게한 집중호우를 뚫고 고립된 주민을 찾아나선 것은 1일 오전 4시30분께.칠흑같은 어둠과 모든 소리를 삼키는 장대비 속에 여기저기 『살려달라』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옥상에서 고립돼 불안에 떨던 마을 노인들이 하나 둘 눈에 띄었다. 이들은 팔이 떨어지는 듯한 아픔에도 오후 1시30분까지 수십차례 왕복을 하며 34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조했다.
○…군남파출소 권배숭(27)순경도 오전5시부터 8시까지 임진강 범람으로 연천군 군남면 진상1리 마을회관에 고립돼 있던 김영일(54)씨 등 19명과 근처 임진 여인숙 옥상에 대피중이던 주민 8명을 고무보트를 이용해 구조했다.
권순경은 평소 물을 겁내 방안 소파위에서 울부짖던 이 마을 주민 이모(54·여)씨를 익사 직전에 구해내기도 했다.
○…군부대의 구조 및 구호활동도 피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열쇠부대는 토우중대 내무반에 31일 오후10께 대피해온 주민 73명을 수용하는 등 사단법당, 장교숙소 등에서 백의리와 와초리일대 주민 230여명에게 음식과 옷가지를 제공했다.
경기 남양주 별내면 덕송리 중앙 119본부 구조대원 45명도 31일밤 연천 물난리 소식을 접하자말자 출동,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들은 특히 1일 새벽 4시5분, 한탄강변 백운계곡에서 급류에 떠내려가는 이용우(35)씨 부부를 발견, 목숨을 건 30여분간의 사투 끝에 이들을 구조했다.
이들은 또 오전 5시40분에는 한탄강 유원지 피닉스모텔에서 18명, 오전 6시50분에는 전곡4리 한탄강관광호텔에 고립된 92명의 투숙객을 구조하는 등 밤을 새워 127명을 구조하고 611명을 대피시켰다.
연천=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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